내가 손님대접할때 자주 하는 접대음식 

그것은 바로 바베큐 립 구이!

 

제작년 내생일에 친정엄마가 놀러오셨을때에도

작년 땡스기빙때 남동생이 놀러왔을때도

올해 남편 생일에 시댁 식구들이 놀러왔을때도

빠지지 않고 꼭 대접했다.

생각해보니 ㅋㅋㅋㅋ 항상 바베큐 립을 했네 나....?? 호에에에

 

처음 집에서 바베큐 립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는데...

결혼하고 남편이 직장생활을 하던 알라바마에 살기 시작한 초기.

미국 남부에 왔으면 그 유명한 남부식 바베큐를 먹어봐야지! 싶어서

남편과 큰맘먹고 동네의 젤 괜찮아보이는 바베큐 집에 가서 립을 시켜보았다.

 

Baby back ribs 와 감자튀김 그리고 corn on the cob 그리고 cornbread!

Spare ribs 와 감자튀김 그리고 식빵 (?)

남부가 바베큐가 그렇게 유명하다고 해서 매우 기대하고 먹어보았다 ㅎㅎㅎㅎ

 

그런데........

그 명성에 비해 막 그렇게

오오오오!!!!!!!!!! 이 맛은.......!!!!!!!!!!!!

하면서 봉황이 날아가는 ㅋㅋㅋㅋ그런 맛은 아니었던 것.............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요상하게도 저 쪼끄만 콘브레드는 너무 맛있어서 집에 온 후로 며칠간 계속 생각나는 맛이었다....

이것이 남부의 자존심(?) 사우던 콘브레드의 맛인가!

 

아무튼 립을 굉장히 기대하고 먹었는데 실망스러워서 내가 집에서 구워도 이것보단 맛있겠다 싶어서 만들게 되었다.

 

이민자의 자급자족 삶이란 이런 것일까?

내가 원하는 음식을 팔지 않으면 내가 집에서 해 먹는다! 정신 ㅎ

나의사랑 코스코에서 $39 주고 산 Pork loin backribs

파운드당 $5.69로 비교적 저렴한 편.

2쪽이 들어있는 줄 알았는데 3쪽이나 들어있었다!

왠지 횡재한 느낌 ㅋㅋㅋㅋㅋㅋㅋ

 

Back rib과 spare rib 둘다 써봤는데, 나는 back rib이 더 고기가 많은 느낌이어서 이게 좋았다.

spare rib 혹은 pork rack을 써도 됨! 굽는 방법은 똑같다.

구글에서 퍼온 pork rack 사진

(동생이 작년 땡스기빙때 놀러왔을때는 코스코에 립이 없길래 저렇게 생긴 pork rack을 사다가 같은 방식으로 구워줬다.

자기가 먹어본 돼지고기 중에 제일 부드럽고 맛있었다고...)

왼) 막 손질 전       오) 막을 벗겨준 rib

바베큐 립 오븐구이를 할 때는 물론이고 이 부위로 김치갈비찜을 할 때도 중요한  것 중에 하나는

저 뼈 부분에 붙어있는 얇은 막을 제거해 주어야 한다. 깔끔한 식감을 위해!

막을 안 벗기고 그대로 조리하게 되면 잡내가 나고 먹기에 불편함.

 

칼로 귀퉁이를 살짝 벗겨낸 후에 손으로 잡고 쭈욱 벗겨내면 잘 벗겨진다.

마치 오징어 껍질을 벗기는 것 같은 느낌임.

귀퉁이를 살짝 벗겨서 손에 쥐기까지가 조금 미끄러워서 그렇지 일단 손으로 붙잡고 나면 쭈욱 속시원하게 벗겨진다

드라이 시즈닝으로 기본 밑간을 해준다.

각자가 좋아하는 드라이 시즈닝을 사용하면 됨!

 

정말 아무것도 없다 싶으면 소금 후추 정도만 발라줘도 되긴 한데...

소금 후추 파프리카 가루 이렇게 3개정도는 해주는게 맛있다!

파프리카 가루는 강추 ㅎㅎㅎㅎ 해보니까 소금후추만 하는거랑 거기에 파프리카 가루가 있고 없고가 맛이 확 차이남.

스파이스 믹스를 고기의 온갖 면에 손으로 꾹꾹 눌러가며 골고루 발라준다.

나는 쿠사님의 블로그에서 참조한 케이준 스파이스 믹스를 사용.

뉴 올리언스의 유명식당 레시피라고 하는데 처음 만들어 본 후 아주 맘에 들어서 항상 찬장에 구비해 두는 스파이스 믹스이다.

결혼하고 나서 내 부엌이 생기자마자 제일 먼저 만든 것들 중 하나인 케이준 스파이스 믹스.

이걸로 잠발라야도 해먹고 바베큐 립도 해먹고... 타소 tasso도 해먹고 나름 잘쓴다.

 

3/4 cup paprika powder

1/4 cup kosher salt(코셔 솔트가 없으면 바닷소금을 사용)

1/4 cup white pepper powder

1/4 cup black pepper powder

1/4 cup garlic powder

1/4 cup onion powder

2 Tbsp cumin powder

2 Tbsp mustard powder

2 Tbsp chili powder

1/2 tsp cayenne pepper powder

 

양이 꽤 많으니 반으로 줄여서 만들어도 된다. 반으로 줄여 만들어도 꽤 오래간다.

매운맛이 적당하다고 하는데 나에겐 별로 매콤한 맛은 안 느껴지고 밸런스가 아주 좋은 스파이스 믹스 라는 느낌뿐.

조금 더 매콤했으면 좋겠어서 나는 한국에서 직구한 한국산 비싼 매운 고운 고추가루가 있어 2숟갈 추가했다.

골고루 발라준 스파이스 믹스에 뒤덮인 립 세마리 ㅎㅎ

 

호일로 감싸준 베이킹 트레이와 오븐 안에 넣어 구울수 있는 철망을 준비.

베이컨을 오븐에 구울때도 통삼겹살을 오븐에 구울때도 쓰는 나의 완소템들!

코스코 베이컨 소분 & 베이컨 오븐에 굽는법

실험용(?) 립 한쪽. 호일을 벗겨보면 이렇게 생김.

뉴욕 시댁 식구들이 오기 전 한쪽을 연습삼아 구워 보기로 했다. 왜냐하면....

 

코스코에서 바베큐 소스를 샀는데 처음보는 쿨한(?) 브랜드/포장의 바베큐 소스가 있길래 그걸 사가지고 왔는데 

알고보니 sugar free 소스였던 것.

슈가프리 바베큐 소스는 첨 사봐서 ...

인터넷에 후기를 찾아보니 후기가 극과 극이어서....................... 

 

best sugar free bbq sauce라는 사람 vs 바베큐를 입에 넣고 도저히 목으로 넘길수가 없어 바베큐 립을 다 물로 헹궈버렸다는 양 극단의 사람들이 존재했던 것.....

소스만 따로 찍어먹어보니 편입견(?)을 가지고 먹어서 그런지 확실히 일반 바베큐 소스랑은 다른 맛이긴 하다.

나는 미각이 좀 예민한 편이긴 한데, sugar alternative를 먹을때 미묘하게 느껴지는 설탕과는 다른 맛이 조금 느껴짐.

남편한테도 찍어먹여봤는데 남편은 괜찮다고 하는 걸 보니 내가 예민하긴 한듯.

 

(이 소스는 일반 설탕 대신 Allulose 라는 일반 설탕의 10분의 1수준의 칼로리를 가진 low calory sweetener를 사용한 소스인데, allulose는 자연에 아주 적은 양으로 존재하는 monosaccharide(simple sugar) 이라고 한다.

fructose와 분자 구조가 같은데 arranged differently 되어서, 몸에서 설탕을 받아들일 때처럼 혈당이나 인슐린 레벨을 높이지 않으면서 단맛을 낸다고. 설탕을 먹을 때와는 달리 allulose는 몸에서 칼로리로 소비되지 않고 소변으로 나간다고 한다.) 

 

호일로 감싸서 275F' 에서 2-3시간 구워준다.

중요한건 BONE SIDE UP!!!!!!!!!!!!! 뼈 부분을 위로 가게 하고, 고기 부분을 아래로 가게 해서 굽는다.

spare rib이나 pork rack처럼 두꺼우면 3시간 정도 걸리고, 나는 주로 2시간 반 정도 굽는다. 

bone side up 으로 1차로 구운 립 오픈~

보면 기름이 쫙 빠져서 기름이 찰랑찰랑한 호일을 만날수 있다 ㅋㅋㅋㅋㅋㅋ

이게 끝이 아니다!

2차로 이제 본격적으로 바베큐 소스를 덧발라서 굽는 단계가 남았다.

쫙 빠진 기름을 버리고 호일 없이 rack 위에 바로 올려서 2차 구울 준비~

뼈대로 잘라 보면 이렇게 안까지 다 익었다.

다 익긴 했으나 이대로 먹기엔 아직 뼈에서 쏙~ 빠지지는 않는 상태.

립을 저렇게 먹기 편하게 뼈대로 다 잘라서 위 아래는 물론 잘린 단면에도 바베큐 소스를 발라준다.

 

딱 내놓았을 때 우와! 소리가 나오려면 사실 저렇게 다 자르지 않는게 좋긴 한데 내가 여러번 해본 결과

통으로 내놓게 되면 단면에 아무것도 발려 있지 않아서 조금 싱겁다? 고 해야할까. 맛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

아니면 통으로 내놓고 미국인들처럼 바베큐 소스를 따로 찍어 먹어도 됨!

 

2차로 구울 때 중요한건 MEAT SIDE UP!!!!!!!!!!!! 이번엔 아까와 달리 고기부분이 위로 가게 구워준다.

이번엔 325F'에서 호일을 벗긴 채로 30분-1시간 구워 준다.

15분마다 오븐에서 꺼내서 소스를 덧발라 주는 것이 포인트~

 

예를들어 1시간을 굽는다고 치면 

처음에 소스를 바르고 15분 굽고 꺼낸다-소스를 덧바르고 15분 더 굽는다-소스를 덧바르고 15분 더 굽는다-소스를 덧바르고 15분 더 구운 후 오븐에서 꺼낸다. 이런식으로

 

(pork rack은 고기가 엄청 두툼해서 30분마다 소스를 바르고 2시간 정도 더 구워주었다. 먹기 안전한 온도까지 내부 온도를 맞춰줘야 되기 때문에..)

엄마가 오셨을때 구웠던 립. 대성공

통으로 굽게 되면 이런 비주얼~

이 윗 사진의 립은 사실 립 2개를 반씩 자른것이다. ㅎㅎ rack 이 자리가 모자라서 ㅋㅋㅋㅋ

오븐에서 꺼내자마자 끝부분을 한쪽 작게 잘라서 엄마한테 한번 맛보시라고 집어줬었는데 

엄마가 진짜 뭐 먹고 호들갑 떠는 분이 아닌데 울엄마가 그런 반응 보이시는거 나 태어나서 첨봄.....................

 

진짜 너무 맛있다고 깜짝 놀라시면서

자기가 태어나서 먹은 립 중에 이렇게 맛있는 립 처음 먹어본다고

밖에서 사먹는거보다 이게 백배 낫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년전에 드셨지만 울엄마는 아직도 저 립 얘기를 하고 계심........ 

심지어 동생한테 전화를 해서 ㅋㅋㅋㅋ립이 너무너무 맛있다고 엄청 자랑하셨다 ㅋㅋㅋㅋㅋㅋ

그만큼 맛있었다고.............

 

좋은 건 한번 더

어린(?) 동양 여자가 만들었다고 하면 남부 할머니들이 오 지쟈쓰 하고 뒤로 넘어갈듯한 맛 ㅋㅋㅋㅋㅋ

 

요건 소스를 안 바르고 그냥 드라이하게 오븐에서 더 구워본것.

예전에 시댁에 놀러갔을때 어머님이 테익아웃 해오신 매운 등갈비? 같은게 있었는데 그게 매콤하고 고추기름처럼 쫙 나와서 맛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거 따라해본다고 드라이하게 구워봤는데 그 맛은 아니었다.

그래도 시동생이 먹더니 살짝 놀라면서 오 이거 매콤한데요?? 라는 반응을 했음.

결국 소스는ㅋㅋㅋㅋ

새로운 슈가프리 바베큐 소스만 쓰기에는 너무 두려워서 ㅋㅋㅋㅋㅋ

다시 코스코로  달려가서 일반 바베큐 소스를 사와서 두개를 반반 섞은 소스를 발랐다.

 

예전에 엄마 대접했을때의 립 사진이랑은 확실히 조금 차이가 나는데,

그건 일반 바베큐 소스만 바른거라 소스안의 설탕이 카라멜라이즈 되면서 반짝반짝해 보이는 반면 슈가프리 소스를 섞은건 설탕의 카라멜라이징이 덜하다 보니 보기에 약간 드라이 해보이는 경향이 있다.

맛은 좋았음! 

시댁 식구들이 왔을때 2쪽을 구운 것. 오른쪽 사진은 시동생이 찍은것이다 ㅎㅎㅎㅎㅎ

저렇게 드라이 버전과 소스 버전으로 2가지로 냈다.

5명이서 2쪽을 거의다 먹음~ 물론 미역국을 포함해 식탁에 다른 반찬들이 있기는 했지만.

 

 

+

이건 맨처음 립을 만들고 찍었던 사진들.

아스파라거스 오븐구이(혹은 오븐 야채구이)와 함께 한 접시에 담아내면 미국미국스러운 식사 한끼 완성이다.

나는 동양인이라 어쩔수 없는지 ㅋㅋㅋㅋㅋㅋㅋㅋ밥이랑 먹는걸 좋아하는데

저때는 미국스럽게 한번 해보자 싶어서 garlic mashed potato를 만들어서 곁들여 냈다.

Posted by 정루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