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캐나다 일상2020. 7. 16. 19:40

몇년 전부터 키워오던 아보카도 스토리를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려야겠다.

처음 아보카도를 키우기 시작한건 2018년.

결혼하고 집에 있게되니 심심해졌다. 결혼하기 전엔 일도 하고 학교도 다니고 사회생활을 하니까 그래도 괜찮았는데..

해바라기 씨앗도 사다가 심심풀이로 키워보고 딸기 씨앗도 심어보고 했는데 딱히 맘에 안듦........

한동안 과카몰리에 꽂혀서 아보카도를 엄청 사다가 과카몰리를 해먹었다.

씨앗을 버리다가 문득 인터넷에서 본게 생각났다.

씨앗을 물에 담궈두면 아보카도 씨앗이 발아가 되서 아보카도 나무가 되는 클립!

한 2주 좀 안됬나? 겨울이었는데

아보카도가 반으로 갈라지더니 뿌리가 하나씩 튀어나왔다!

오오~~ 된다 되!!!

신혼의 기운인지...무섭게 길어지는 아보카도;;;;

이거 뭐야...무서워...

내가 밴쿠버 친정에 가있을 때였는데 남편이 무섭다고 이거 버려도 되냐고 ㅠㅠ

일단 흙도 없고 뭐도 없어서 버리라고 허락했다 ㅠㅠ

 

다시 미국에 와서 키우기 시작! 게임을 리셋하고 처음부터 다시 플레이 하는 기분 ㅋㅋㅋㅋㅋ

얘는 키울때 부터 엄청 애가 초록초록하다 +.+

잘자라고있다! 신혼파워!

햇빛도 좀 받고 하라고 창틀에 놔둬줌~

젤처음 신혼집을 떠나 바로 길 건너 아파트로 이사한 후 사진.

설거지를 하면서 식물들을 보고 싶어서 싱크대 앞에 뒀다 ㅎㅎ

근데 계속 물에서만 담궈서 키웠더니 아보카도 잎이 점점 노랗게 뜨고... 말라죽어가는 것이었다.

물속에 있는데 왜 말라죽는지 이해가 안되서 엄청 찾아봄.....

찾아보니까 지역에 따라서 수돗물 성분때문이라고 하기도 하고..(알라바마 지역은 hard water이었음)

물속의 영양분 만으로는 자라는데에 한계가 있어서 영양분부족이라고 하기도 하고..

시어머님께 SOS를 청해보니 일단 마른 잎은 따주고 흙에다가 심어보라고 하셨다.

새로 물에 담궈서 발아하기 시작한 씨앗들도 작은화분에 심었다.

이파리 하나 남은 초라한 아보카도 ㅋㅋㅋ

날이 더운 여름의 알라바마 날씨가 좋은지 쑥쑥 자라는 아기 아보카도들 ㅎㅎㅎㅎ

새 잎이 나기 시작했다!

위에 살짝 꺾어지고 갈색인 나무줄기 부터는 흙에 심은후에 새로 난 가지이다 ㅎㅎ

신기한 생명의 신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에서 자라는 뿌리랑 흙에서 자라는 뿌리랑 다르다고 한다.

물에서 자라는 뿌리는 힘들게 물을 찾아서 뿌리를 키울 필요가 없어서 잔뿌리 대신에 굵은 적은 개수의 뿌리가 난다고 하는 반면 흙에서 자라는 뿌리는 많은 개수의 자잘한 잔뿌리 위주로 뿌리가 난다고 한다.

새로 난 가지와 이파리가 제법 커졌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각자의 개성에 따라서 자라기 시작하는 아보카도들. 작은 화분에 심어뒀던 아보카도들은 길쭉하게 키가 길어지는 반면 큰 화분에 있는 아보카도는 이파리를 내는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때!! 작년(2019년) 여름 남편이랑 친정에 두달이상 있게되었다.

키운지 대략 1년 조금 넘은 아보카도 나무들인데 얘네들이 너무 걱정됨 ㅠㅠㅠㅠ

가기전에 물을 많이많이 주고 일단 물병도 하나 꽂아주었다 ㅠㅠㅠㅠ

더운 알라바마의 여름 잘 버틸수 있을지 걱정..

갔다가 두달만에 돌아오자마자 급수를 시켜주었다. 이파리들이 엄청 바삭바삭;;;;;;;;;

물을욕조에 받아서 화분을 물속에 눌러서 뿌리부터 물이 차오르게 해서 최대한 빨리 뿌리에 물을 공급하는 방법.

한녀석은 며칠만에 말랐던 잎이 조금 펴지기 시작하는 반면 나머지 아이들은 ...ㅠㅠ

한 녀석이 더 살아나기 시작!

아무래도 하나는 빠이빠이 해야 할 운명인가보다..

한 녀석이 사라졌다(?)

텅 빈 화분...

그런데 갑자기 새로 살아난 아이가 이파리가 노랗게 또 변하기 시작...

아니 물에다가 키우다가 저렇게 되기 시작해서 흙에서 키우기 시작한건데 ㅠㅠ

왜 저렇게 된건지...

내 마음처럼 심란한 베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양분이 모자란가 싶어서 큰 아보카도를 더 큰 화분으로 옮겨 심어주고 작은 아보카도를 그 화분에 옮겨심어주었다.

쪼끄만 남은 화분들엔 파를 키워서 잡아먹으려고 남은 화분에 파 밑둥만 잘라서 심었음.

애가 삐딱하게 자라길래 지지대를 나름 궁리해서 꽂아주었다.

왜 내 마음처럼 자라지를 않니...

뭔 일이 있었는지 기억 안나는 사진........................

아마 겨울에 밴쿠버에 갔다와보니 잎이 오락가락해서 잎을 새로 다 따준것 같다 ㅠㅠ

새로 잎이 나기 시작! 

징글징글하다....

아보카도가 보기엔 내가 징글징글할듯..... 그냥 죽여줘.......

2020년 6월. 메릴랜드 집으로 이사와서 창틀에 놔둬주었다.

옆에 사진은 할라페뇨(혹은 Bell pepper) 그리고 가운데 화분은 레몬 나무!!!!!

아보카도 삐딱해 너...

너를 어찌해야 할꼬...

Posted by 정루시